늘 경쾌할 수만은 없다.
늘 우울할 수만도 없다.
늘 이 경계 사이를 오가는 인생이다.

경쾌함이 경쾌함을 이끌고
우울함이 우울함을 이끈다.

누군가의 앞에서
늘 경쾌해질 수 있다면,

누군가의 앞에서
늘 우울함을 벗어날 수 있다면,

그만큼 행복할 일도 없을 테지...

누군가로 향하는 마음은
고통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그 우울함을 전이시킬 필요는 없다.

상대의 행복이
더 소중하다면...

나를 더 관리해야 한다.
상대의 행복이 더 소중하다면...


Thoughts l 2018. 1. 6. 03:02
세상이 자꾸 만족하지 말라 한다
그 이상을 위해 도전하라 한다
마치 그것이 절대 진리인 양...

하지만,
"그래, 그거면 됐다."
해야할 때가 있다.

사람과 관련된 일들이 그렇다.
소중할수록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한다.
"그래, 그거면 됐다."

사람의 관계에서만은 특히,
지나침은 모자라느니만 못할 때가 있다.

이번에도 큰 깨우침을 얻는다.


--- written by Chaes
Thoughts l 2017. 12. 28. 06:00

살다보면 정말 최악의 상황이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가슴이 먹먹하고, 숨 쉬기가 힘들고,

머리에 온갖 상념이 넘쳐나고,

먹는 것마저 몸에서 거부하게 되는 순간...


혼자 있고 싶은 순간임에도,

언제나 치유는 사람이다.


사람의 온기, 입김, 느낌,

따뜻한 말 한 마디,

인정해 주는 말 한 마디,

그저 웃을 수밖에 없는 유머,

아무 것도 아닌 이야기...


그 어떤 것에서 위로와 위안을 찾을지 모르나,

결국 그 모든 것은 사람에게서 나왔다.


사람이 곧 치유고 행복이다.

그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내일도 일어서 걸을 수 있는 건,

곁에 있는 그 사람들 때문이다.


힐링, 웰빙, 그리고 사람...



--- written by Chaes

Thoughts l 2017. 12. 28. 05:40
누구나 무기력한 시간이 있다.
내 패가 그리 좋지 못하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
내가 둔 수가 악수임을 발견한 직후.
현실을 직시하고 마주하게 될 때.
어떻게 해도 답이 나올 것 같지 않을 때.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 더 초라한 나를 알게 되었을 때.
좀처럼 마음이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며칠 날을 새고 온전한 정신상태로 돌아오지 않을 때.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과 부딪힐 때.
내 앞에 있는 사람이 나와 다른 곳을 보고 있을 때.

살아보니... 그게 아닐 때...

사유의 경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갇힌 사고에서는 무기력을 넘을 수 없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더 나은 내 마음의 상태를 만들어 내야 한다.

버려야 한다.
잊어야 한다.
그리고는 새로 부어야 한다.

그러나 쉽지 않은 것은...
초인간이 아닌, 인간이기 때문인가...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위버맨쉬

인간이 만들어낸 최악의 오류, 도덕.
모든 것을 의심하라.
우리가 알고 있는 선은 절대선이 아닐 수 있다.

내게 15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자신 있을까? 행복할까?
적어도 지금 생각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해 본다.

멀쩡하다 떨어져 버린 무기력에 당혹스럽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현실이 나를 위로해 주지는 않을까, 소극적인 생각도 해 본다.

지금, 오늘, 바로 이 시간,
내 한 걸음은 어디로 내딛어야 할까...


--- written by Chaes


Thoughts l 2017. 12. 26. 02:40
가치, 철학, 업적...
INTP가 인생에서 소중히 여기는 것들...

그것에 상처가 있을 때 느껴지는 허탈함
그 허탈함에 잠시 이성이 마비된 탓일까...

나답지 않았던 오늘이 참 싫다.

더군다나 더욱 싫은 건...
나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
무의식적이라고는 하나
무의식으로 해명될 수 있을까...

그저 또 홀로 견뎌야 하는 것들을 어깨 위에 지고 내일도, 모레도, 또 그 다음날도 지내야 한다는 사실이,
그리고 혹 실망스럽거나 당황스러웠던 사람이 있었을 거라는 사실이,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한다.

모든 무거움을 떨치고 싶은 2017년 연말...
무엇부터일까, 어디부터일까,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모든 괴로움이 이 밤처럼
나를 감싸안고 놓아주지 않는 느낌...

탈출하고 싶은 한 겨울 열기가 원망스럽다...


--- written by Chaes


Feelings l 2017. 12. 20. 05:37
행복하게 깨어날 수 있길...
어제 내게 주었던 것처럼...

존재 자체로 행복한 사람이 있죠.
누군가에게는 행운입니다.

좋은 날이었습니다.

온 세상이 하얘서,
견딜 수 있는 포근한 날이어서,
많은 이에게 많은 축복을 받아서,

오늘은 더 사랑해 주겠노라 말해 주는 사람이 있어서,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으로 남겠다는 사람이 있어서,
늘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그렇게 00시부터 24시까지
꽉 차게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p.s. 그런데, 늘 괜찮을 필요는 없어요. 사람은 늘 기댈 곳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 written by Chaes


Feelings l 2017. 12. 19. 04:27
아무리 애써도 닿을 수 없는 곳.
세상을 바꾸지 않고서는 걸을 수 없는 길.
그런 일들이 있다.

못할 게 뭐 있냐는 모르는 사람들의 격려가 있지만,
그들이 모르는 것은 내 마음...
내게도 뿌연 내 마음을 그들이 어찌 알까?
그저 그런 곳이 있고 그런 길이 있다는 것을
막연히 느끼고 있을 뿐이다.

거침 없이 달려왔다.
그 와중에 부끄러움도 없었다.
그래서 마음 한 부분 더 많은 무게가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알까?
누군가는 알게 될까?
답 없는 일이지만 누군가 알게 되면
마음은 좀 더 편하게 될 것 같은 느낌은
그저 위안이겠지...

하루에도 열 번을 결심하고
하루에도 열 번을 무너지고
인생이 다 그렇다지만
묘한 인생의 향연에
유약한 마음은 그저 갈대이어라.

그럴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노래 가사가 마음을 담는다.

오늘도 바쁠 나의 일상이
그저 마취제가 되어주었으면...


--- written by Chaes


Feelings l 2017. 12. 17. 04:01
일어나지 않은 모든 일에 대한 상상...
"일어나지 않은 일"에는 과거의 일과 미래의 일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겠지...?

그 모든 것들을 고려한다고 해도...
나는 얼마나 작은 사람일까...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아쉬움...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한 아쉬움...

일어나지 않은 일을 예측하려 애쓰는 처연함...

그 모든 것들이 안쓰럽게 느껴지는 오늘이다.
안쓰럽지 말자... 방법이 있지는 않을까... 내가 좀 더 큰 사람이라면 말이지...


--- written by Chaes


Feelings l 2017. 12. 17. 03:39

 

거리는 걷기 좋은 바람, 하늘엔 흘려놓은 듯한 구름, 바스락바스락 선선한 소리를 내는
나무와 큰 그늘, 그리고 은은한 커피 향. 도시의 가을엔 이야기는 속으로 묻고
추억은 꺼내어 천천히 음미하는 산책이 어울린다.
가을 준비를 시작하고픈 산책길과 그 길에 숨은 보물.
photography by Moon Duk-Gwan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양재천에서의 산책이라고 하면 스니커즈 차림에 모자를 쓴 아주머니가 먼저 떠오를지 모르지만 뚝방길이 아닌 그 아래 도로라고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양재천 주변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이곳은 이제 자연이 되어버렸구나’ 하는 것. 영동3교 앞의 카페 거리도 좋지만 오솔길 같은 산책로와 2km에 달하는 메타세쿼이아 길이 특히 좋다. 미술 시간에 대각선 구도를 배울 때 예로 등장하곤 하던 그 가로수길이 타워팰리스와 양재천 사이에 펼쳐져 있다. 그리고 그 나무 숲 아래에는 벤치와 앤티크 소품 가게들이 나란히 이어진다. 이국적인 나무와 소품 가게, 와인 바. 길을 따라 들어가니 마침 대치초등학교 운동회날이었다. 그 옛날 광선검을 팔던 장난감 아저씨는 주몽검을 팔고 있고, 잠깐 들여다본 운동장엔 줄다리기며 계주며 익숙한 초가을 운동회 풍경 그대로. 길 옆의 나무 사이로는 작은 새집도 보이고 잠자리와 나비도 날아다닌다. 굳이 바람에 날리는 낙엽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이 길은 가을에 어울리는 깊은 음조를 낸다.

U hide & seek 간선도로 옆, 뚝방길 계단 오르기 전의 메타세쿼이아 나무 그늘
ideal course 대치초등학교 앞 가로수길 - 개포 우성아파트 - 대청중 - 영동3교
thru 지하철 3호선 도곡역 하차 후 자동차로 5분 거리
with these 낙엽 감촉을 충분히 느낄 만한 모카신, 잠깐 바닥에 펼칠 수 있는 무릎 담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감히 가장 서울스러운 한 곳을 골라야 한다면 단연코 남산을 말하고 싶다. 고급 주택과 슬레이트 지붕을 고수하고 있는 불량 주택이 공존하는 동네, 후암동. 물론 독일문화원 도서관의 아카데믹한 분위기도, 트렌디한 레스토랑 ‘화수목’도 모두 좋았다. 하지만 남산에서 가장 큰 감을 선사한 곳은 따로 있었다. 바로 소월길 아래, 전신주의 가로등과 전선줄조차 힘겹게 고개를 떨구듯 축 늘어져 있는 후암동 산동네. 이런 전통적인 ‘산동네’ 주택을 구경한 지가 얼마만일까? 현관문이, 화장실문이 길가에 바로 나 있는 집, 영화 <올드보이>의 최민식이 15년간 감금되어 있던 그 방 같은 분위기의 집. 결례이긴 하지만 그들에겐 일상의 공간이 산책자의 입장에서는 보기 드문 운치로 다가왔다. 가난과 낭만은 가깝다. 집집마다 벽돌색 ‘다라이’ 같은 화분에 국화를 한가득 키우고, 남루한 추리닝을 입은 아저씨는 일생 미용한 흔적이라곤 전혀 없는 시추를 데리고 골목 산책을 나온다. 삶의 여유, 여운, 휴식은 산동네 국화 화분에도 있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자 골목길 사이로 그 어느 스카이라운지에서도 보지 못한 멋진 뷰가 펼쳐지고 있었다. 그렇게 가장 가난한 동네에 가장 아름다운 하늘이 있었다.

U hide & seek 후암약수터 버스정류장 밑 산동네
ideal course 경리단길 - 남산 하얏트 - 소월길 - 후암동 산동네 - 남산타워
thru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10분 거리, 402 0014 4012번 버스
with these 카페 화수목에서의 과일 스무디 한 잔, 색감이 깊은 DSLR 카메라, 편견을 버린 오픈마인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연이 자연 그대로일 때가 가장 아름답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런 면에서 월드컵공원이 그다지 매력 없을 수도 있다. 잘 깔아놓은 인공적인 시멘트, 나무, 철근 소재 계단이 운동 코스로는 모를까 산책 코스로는 뭔가 아쉽다. 하지만 가을날의 하늘공원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억새 축제 기간(10월 13일~22일)에는 밤 10시까지 억새와 서울의 야경을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 키보다 훌쩍 큰 억새를 헤쳐보기도 하고, 도랑이 흐르는 흙길을 걸으며 시골에서나 눈에 띄는 흙메뚜기 구경도 하고, 정자 밑에서 김밥도 까먹어본다. 가을 여행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다. 시야 가득 들어오는 하늘, 거의 나무에 맞먹는 두꺼운 줄기를 자랑하는 해바라기와 코스모스, 스피커에서 아련하게 퍼지는 앙드레 가뇽의 ‘조용한 날들’. 어릴 적 버스가 탈탈거리며 다니던 시골 외가 동네에서 느꼈던 그 느낌을 하늘정원은 조용히 선사한다.

U hide & seek 키를 넘는 넓은 억새밭
ideal course 월드컵공원 평화의 공원 - 육교 - 하늘공원
thru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7분 거리, 171 272 7711 7713 7714 7715번 버스
with these 김밥이나 샌드위치, 생수, 땀 닦을 손수건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을 하늘의 정의 같은 어느 맑은 토요일 오전 10시. 고즈넉하면서도 옛 서울의 고졸한 맛이 살아 있는 부암동. 부암동은 언제 와도 오후 3시 같은 한가로운 여유가 길에서 풍긴다. 환기미술관 앞의 방앗간에서 오른편 길로 접어들자, 그 어느 산책로보다 상쾌하고 청명한 바람이 얼굴에 와 닿는다. 조금 더 가면 길을 따라 지어진 건물들이 모두 예술이다. 건축 잡지에서나 볼 법한 재미난 집들이 죽 이어지는데, 나지막한 집들이 옹기종기 줄을 선 모습이 흡사 지중해 마을 같기도. 걷다 보면 응선사와 정혜사로 길이 갈린다. 응선사 쪽으로 더 들어가면 구멍가게가 나오고 그 오른쪽 계단으로 내려가면 ‘도룡농 서식지 보호’ 표지판이 서 있는 백석동천이 나온다. ‘이곳이 정말 서울일까?’ 백사실은 비밀스럽다. 길가의 감나무에 감이 달리고 도라지꽃이 피어 있는 부암동의 향기는 비밀스럽다. 그래서 더 숨겨놓고 싶은 나만의 비밀 정원이다.

U hide & seek 수초 가득, 밤송이 동동 떠 있는 백사실
ideal course 부암동사무소 정류장 - 환기미술관 - 북악산 산책로 - 능금나무길 - 백석동천
thru 0212 1020 7018 7022번 버스
with these 색감이 예쁘게 나오는 디카, 생수 한 병

Somewhere l 2007. 10. 10. 12:23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정말 해야 하는 일이 많다.'

그 중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얼마나 될까. 늘 하고 싶은 일을 하기 보다는 해야만 하는 일을 하고 산다. 그게 먹고 사는 문제가 됐든,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한 것이든, 어떤 것이든 해야만 하는 일들에 치여 산다. 그러면서 우리는 생각한다. '인생 정말 힘들다.'

가끔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떠나가서, 남들이 보기에는 하찮고 별 것 아닌 것 같이 보이지만, 스스로는 굉장한 행복감에 젖어 사는 경우를 본다. 가끔은 사람들이 '능력 있는 사람이 왜 저러고 살아'라고 말을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런 남들의 시선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단지 스스로 행복할 뿐이다.

난 요즘 그런 사람들이 부럽다. 모든 걸 다 버리고 스스로 행복한 길, 행복한 일을 찾아 떠나는 것. 그런데, 생각해 보면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할 거다. "종국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야 말꺼야." 결국, 나만의 생각은 아니라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결국 이루지 못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인생이란 해야만 하는 일에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떠나는 길고 긴 여행인 것 같다. 언젠가 목적한 바에 도달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겠지...

적어도 난... 목적지에 도착하는 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 written by Chaes



Thoughts l 2007. 7. 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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